이뇨제와 설사약의 남용
1) 이뇨제 남용
단식이나 절식 등의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1-2주 후에 보통 3-5kg정도 감량됩니다. 그러나 이때의 체중 감량은 지방 감량이 아니라 대부분 수분이 배출되어 생긴 것입니다.
염분과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감소되면 이뇨 작용이 발생하여 급격하게 체중이 줄어듭니다. 한 때 유행했던 달걀다이어트(일명 덴마크식)가 그 대표적인 예다. 소금을 전혀 넣지 않은 달걀과 야채가 주된 음식이므로 처음에는 상당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이요법후 다시 일상적인 식사를 하게 되면 염분과 탄수화물의 섭취가 증가되면서 체내에 수분이 다시 축적되어 몸이 붓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약국입니다. 자신이 왜 부종이 생겼는지에 대해 자세히 말하지 않고 이뇨제를 처방받게 됩니다. 이뇨제를 복용하면 빠르고 손쉽게 예전의 모습으로 회복되긴 합니다.
이러한 이뇨제를 일시적, 단기적으로 사용하면 별다른 해는 없습니다. 그러나 살이 쪘다는 강박 관념에 빠져 있는 여성의 경우, 폭식에 의한 부종을 없애기 위하여 이뇨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뇨제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면 체중이 늘고, 얼굴과 사지가 부어 오름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없애기 위해 계속해서 이뇨제를 남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실제로 비만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 중 많은 사람이 처음에 탄수화물과 염분을 불규칙하게 섭취하다가 일시적인 부종현상으로 이뇨제를 남용했다고 합니다.
이뇨제 사용 전후에 신체에는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레닌은 신체에서 수분이나 혈액의 양이 줄어들 때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신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입니다. 이는 안지오텐시노겐을 안지오텐신으로 전환시켜 알도스테론의 분비를 자극합니다. 알도스테론은 염분과 수분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혈액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킴으로써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시킵니다.
이뇨제를 장기간 사용한 후 발생하는 부종은 이러한 레닌 활성도와 알도스테론의 분비 억제 작용의 시간적 차이에 의하여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뇨제를 복용하면 혈액량과 칼륨이 감소합니다. 레닌의 활성도는 상대적으로 증가되고 알도스테론 분비를 자극시켜 혈액량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그러다가 이뇨제 복용을 중단하면 레닌 활성도와 알도스테론의 분비가 감소되고 정상적인 체중으로 회복됩니다. 이뇨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이러한 레닌 활성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알도스테론의 분비가 감소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혈액량이 증가함에도 염분과 수분 축적이 이루어져 부종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2) 설사제 남용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식사량이 줄어서 변의 양이 줄어드는 자연적인 현상을 변비로 오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매일 배변을 하지 않게 되면 답답한 느낌에 당황해서, 또는 단순히 살을 더 빼겠다는 욕심에 설사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다가 설사제를 남용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생기는 변비는 음식물의 양이 적어져서 발생하므로, 열량은 적고 대변의 양을 늘려주는 섬유질(채소, 과일류)이나 해조류(미역 등)를 섭취하면 됩니다. 그러나 자극성 설사제는 필요한 경우 일시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장기간 사용하면 장내부에 있는 신경이 파괴되어 장의 소화 운동에 장애를 가져옵니다.
하제남용증후군이란 변비로 인하여 설사제를 복용하다가 사용을 중단할 경우 장이 스스로 배변을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환자에서는 장의 운동이 감소되고 장이 좁아진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것이 만성변비 및 설사제 남용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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